전자책에는 가변 판형과 고정 판형이 있다.
현재 전자책의 가변 판형은 epub2.0, 고정 판형은 epub3.1, pdf 형식 등이 대표적이다.
epub3.1 형식은 가변 판형, 고정 판형 모두 지원하는데 고정 판형은 멀티미디어를 지원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pdf와 유사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직도 이 형식을 지원하는 리더(Reader)가 많지 않고 수요도 많지 않아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형식은 아니다.
그럼, 먼저 고정 판형에 대해 알아보자.
고정 판형은 말 그대로 종이에 인쇄된 인쇄물과 같이 페이지의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뜻한다.
아래의 사진은 아이폰에서 epub3.1 형식으로 제작된 아이패드 관련 설명서를 '도서' 앱을 사용하여 연 모습이다.
세로 보기 모드로 하면 위의 사진과 같이 1페이지만 출력되고, 가로 보기 모드로 바꾸면 아래 사진과 같이 2페이지가 펼쳐진 상태로 출력된다. 삽입된 그림 중앙에 재생 버튼이 보이는 부분은 이것이 재생 가능한 동영상임을 의미한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윗부분을 보면 현재 기본 메뉴가 활성화된 상태인데 목차, 밝기 조절, 검색, 책갈피 메뉴만 보이고 앞서 '전자책의 장단점'에서 봤던 글자 크기와 배경색, 폰트 선택의 제어가 가능한 글자 관련 메뉴는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이 전자책이 고정 판형임을 알려주는 반증이다. 고정 판형에서는 글자와 관련된 부분을 별도로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메뉴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스마트폰과 같은 작은 화면에서 이를 보려면 한 화면에 한 페이지가 모두 들어가기 때문에 페이지가 축소되어 읽기가 상당히 불편해진다. 그래서 화면을 확대해보면 아래와 같은 상태가 된다.
'전자책의 장단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정 판형은 깔끔해 보일지는 몰라도 이와 같은 불편함도 가지고 있다. 작은 화면으로 볼 경우에는 글자만 확대할 수 없기 때문에 화면 전체를 확대해야 하고, 화면을 확대하면 나머지 부분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책을 상하좌우로 계속 이동해가면서 읽어야 한다.
이 설명서를 맥(Macintosh)에서 '도서' 앱을 사용하여 열어보았더니 또 다른 양상을 보였다. 창의 크기를 유지한 상태로 내용물만 확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으며 창 크기를 변경하면 일정한 비율로, 전체적으로 확대와 축소가 이루어졌다. 2페이지 보기가 기본으로 설정되어 한 페이지씩만 보이게 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처럼 고정 판형은 본래의 목적이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다음은 가변 판형에 대해 알아보자.
가변 판형은 고정 판형과 달리 페이지의 형태가 고정적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달라지는 판형을 의미한다.
아래는 epub2.0 형식으로 제작된 전자책을 아이폰에서 연 모습이다.
가로 모드에서 세로 모드로 전환했을 때 화면의 너비와 폭에 반응하여 문단의 너비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기능으로 인해 가려지는 문장이 없기 때문에 번거로운 조작 없이 편하게 글을 읽을 수 있다.
이미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화면의 하단을 보면 페이지 번호도 바뀌어 있다. 현재의 화면이 세로 보기 모드에서는 14페이지이지만, 가로 보기 모드에서는 18페이지임을 의미한다.
글자의 크기를 한 단계 더 크게 설정했더니 위와 같이 페이지 수가 또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가변 판형에서는 페이지 번호 역시 고정 판형과는 달리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고정 판형의 전자책은 페이지의 형태가 고정되어 있어 전체적인 구조의 변형 없이 확대나 축소만을 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을 말하며, 가변 판형의 전자책은 페이지의 형태가 고정되어 있지 않아 사용 중인 기기, 뷰어(Viewer)에 따라 다르게 출력되고 사용자가 글자 크기, 배경색 등을 조절하여 볼 수 있도록 제작된 전자책을 뜻한다.
고정 판형으로 제작하는 것이 더 유리한 책도 있고, 가변 판형으로 제작하는 것이 더 유리한 책도 있다.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단정 지을 순 없으니, 필요에 따라 판형을 선택하면 된다고 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변 판형에 좀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가변 판형의 문서에 익숙해져 있다. 지금 적고 있는 이 글도 마찬가지고, 웹 문서가 표준을 가변 판형으로 채택했기 때문에 기기의 제약 없이 편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만약 모든 웹 문서가 고정 판형으로 되어 있다고 상상해 본다면 그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애초에 전자책의 표준을 가변 판형으로 채택한 데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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